일반 남성이 가진 노래방의 한계음은 보통 2옥타브·솔, 노래를 잘하는 사람은 2옥타브·라 정도다. 타고난 미성을 가진 사람은 그보다 큰 키에도 노래를 자유자재로 부르지만 평균적으로 일반 남성에게 2옥타브 시는 좀처럼 낼 수 없는 소리다. 하지만 이덕진은 능숙한 발성으로 자유롭게 높은 음을 오간다. 다시 말해 이덕진은 최성원의 진두지휘 아래 발탁된 ‘기획성 가수’에 가까웠지만, 그의 노래 실력만큼은 충분히 훌륭했다는 얘기다.다만 이덕진은 전성기를 너무 빨리, 그리고 짧게 보내고 말았다. 데뷔 앨범이 그의 전성기라고 봐도 무방하다. 1집 이후 이덕진과 소속사의 생각은 달랐다. 활발하게 방송에 나와 돈이 되는 음악을 하길 원했던 소속사와 달리 이덕진은 자신이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 정통 록을 하고 싶었다. 1992년 방송 3사 신인가수상을 독차지했던 여운이 사라지기 전인 1993년 두 번째 앨범을 냈지만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이듬해 3집을 내고 재기를 꿈꿨지만 이마저도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타이틀곡 ‘기다릴 수 있는 지혜’가 한동안 주목받았지만 데뷔곡의 인기와는 사뭇 거리가 있었다. 이덕진이 곡 작업에 참여한 ‘기다릴 수 있는 지혜’는 이덕진의 음악을 하고 싶어 했던 그의 의지와 흥행을 고려해야 하는 음반사들의 타협이었을 것이다.기다릴 수 있는 지혜를 사람들은 패배라고 부를 수 없는 삶을 연습하듯 살지 못했고 욕망을 이루기보다는 내 것 하나를 선택하고 싶어 다음 기회를 위해 아쉬움을 삼킨 것이다.다시는 오지 않는 답답함, 많은 기회도 있었다.당신을 잃고 살아가는 내 주변의 모든 것들, 나는 자신 있었다.떠난 후에는 나를 그리워하는 것을 모두 잃은 나였다.후략 주진모를 닮은 그의 미모는 여전했는데, 아마도 대중들은 애가를 부르는 이덕진을 더 희망했던 것 같다. 방송 프로그램 2030위권을 넘나드는 어중간한 인기 속에서 그는 긴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다음 앨범이 나온 것은 무려 7년 뒤인 2001년이었다. 이후 2012년 헤비메탈 밴드 젤라(ZERA)를 결성해 앨범을 냈다.현 시점에서 그는 잊혀진 가수지만 그렇다고 화려했던 1992년 불꽃이 역사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더 많은 무대에서 활동하는 그의 모습이 기대된다.고전만화 캔디에 등장하는 테리우스는 요즘 유행어로 츤데레 차도남 캐릭터의 원조다. 그는 아름다운 외모로 방탕한 생활을 하고 있는 10대 소년이었다. 상스러운 말을 내뱉고 싸우고 담배를 피우며 술을 마시는 불량 소년이었지만 겉과 달리 캔디를 아끼며 그를 진심으로 응원하는 복합적인 캐릭터를 갖고 있었다. 긴 머리를 휘날리며 미모를 발산하는 그에게 여성 팬들의 응원이 이어졌다.한국에서 캔디가 대박을 터뜨린 이후 머리가 길고 얼굴이 잘생겨 왠지 쓸쓸해 보이는 젊은 남자들에게는 흔히 테리우스라는 별명이 붙었다. 2000년대 초반을 수놓은 한국형 판타지 스타 안정환의 별명도 테리우스였다. 가요계에서는 신성우라는 걸출한 가수 앞에 테리우스라는 별명이 붙었다. 만화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외모에 쓸쓸해 보이는 눈빛에 수많은 여성 팬들이 열광했다. 하지만 신성우와 거의 동시대에 테리우스라는 별명을 양분한 가수가 한 명 더 있었다. 가수 이덕진이 주인공이다.1992년 내일은 늦겠지라는 음악계 행사가 있었다. 넥스트를 막 결성한 그의 꿈이었던 록 음악을 시작한 신해철을 축으로 이승환 신승훈 015B 김종서 신성우 푸른하늘 봄여름가을겨울 윤상 김종서 서태지와 아이들을 비롯한 당대 슈퍼스타들이 총출동해 환경보호를 주제로 한 대규모 무대를 선보였다. 한마디로 당대 가수 중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아티스트들만 초대받는 무대였다. 그리고 이 무대에 가수 이덕진도 있었다. 그는 신성우, 김종서와 함께 이 무대에서 “숨쉬고 싶다”는 록 음악을 선보이기도 했다. 로커 3명이 모여 낸 노래였다.1967년생 이덕진은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다가 들국화 최성원이 눈에 띄어 1992년 데뷔한다. 그해 ‘내가 아는 하나’라는 타이틀곡으로 방송국 1위 트로피를 대거 수집한다. 1992년 가요계 신인상도 이덕진의 몫이었다. 그래서 갓 데뷔한 신인 가수들이 쟁쟁한 스타들만 초대받는 ‘더 늦기 전에’라는 축제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최성원이 작곡하고 유명 작사가 박주영이 가사를 붙인 이 곡은 기승전결의 흐름이 탄탄해 귀에 쏙 들어오는 매력이 있었다.이덕진 – Shes gone 설명 youtube살다보면 한번도 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사랑이라는 감정의 물결, 그럴 때가 왔다는 것은 인생이 가끔 주는 선물 지금까지 잘 견뎌왔다는너를 만났다는 것은 쓸쓸한 나날의 포상이야.그래서 나는 맞게 됐어 그대라는 큰 운명이 세상에 무엇 하나 나를 깰 수는 없겠지만, 너의 생각대로 살아가는 것만이 내가 아는 하나의 후략 라이브 카페에서 단련된 이·닥터 진 목소리 톤은 매우 매력적이었다. 허스키를 바탕으로 고음에서 낼 수 있는 그의 보컬은 터질 맛이 있었다. 여기에 호리호리한 피부, 훤칠한 키, 곱슬 머리가 들어가서 신·선우이라고”테리우스”란 별명을 놓고 경쟁할 만한 위치에 오르게 되었다(사실 1992년만 보면 신·선우보다는 이·독이 더 인기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그리고 이 노래는 생각보다 더 큰 키를 갖고 있다. 녹부”그래서 저는 맞게 됐어”에서 “야”의 부분은 2옥타브시까지 올라간다. 그 뒤에도 악보는 몇번이나 2옥타브의 시를 찍어 내려온다.널 만났다는 건 외로웠던 날들의 보상이야.그래서 나는 맞이하게 된 거야 너라는 큰 운명이 세상에 무엇 하나 나를 깨뜨리지는 못하겠지만, 네 뜻대로 살아가는 것만이 내가 아는 하나의 후략 라이브 카페에서 단련된 이덕진의 보이스 톤은 매우 매력적이었다. 허스키를 베이스로 고음에서 낼 수 있는 그의 보컬은 통통 튀는 맛이 있었다. 여기에 호리호리한 피부, 늘씬한 키, 곱슬머리가 더해져 신성우와 ‘테리우스’라는 별명을 놓고 경쟁할 정도의 위치에 오르게 됐다(사실 1992년만 보면 신성우보다는 이덕진이 더 인기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이 노래는 생각보다 더 큰 키를 가지고 있다. 사비부 그래서 나는 맞이하게 된 거야에서 야 부분은 2옥타브 시까지 올라간다. 그 뒤로도 악보는 몇 번이고 두 옥타브의 시를 찍고 내려온다.